- 수료 -

[D-day]

목요일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오더라

아니 올 수가 없지

계속 뒤척이다 밤 샌듯

분대원들도 들떠서 잠이 안왔던지

자는거 포기하고 수다파티함

근데 너무 떠들어서 분대장한테 혼남


오늘 마지막 불침번 스는데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음

몇 시간 뒤에 수료라니

잠도 못잤는데 피곤하지도 않다 이상하다


불침번 막번들 모여서 분리수거 시킴

다행히 나는 화장실 담당이라 분리수거 안하고

나만 불침번 임무 봄

분리수거 힘들어 보이네~


불침번 서는 동안

나가서 뭐 먹을지 생각함

이것저것 먹고 싶은거 엄청 많은데..

특히 오늘 저녁 뭐 먹을지가 가장 고민됐음


아 갑자기 애니매이션보고싶다

나가서 케로로, 원피스, 나루토 봐야겠다


기상시간 되기전에 사람들이 미리 일어나서 씻다가

분대장한테 혼남


기상시간 되자마자 바로 집합함

어제 수료식 제식연습 못해서

아침먹기 전에 1시간 정도 연습함


당연히 1시간으로는 너무 부족했음

다들 제식 엉망진창 수료 망삘임

급하게 제식연습하고 나니 시간이 부족했음

시간 없어서 아침 먹을사람만 먹고 나머지는 먼저가서 집 갈 준비함

난 도저히 배고픈 것을 못참아서 아침먹음


마지막 밥을 먹고 짐 다 싸고

신청했었던 나라사랑카드 받고

입소식때 제출했었던 소지품들 받음


짐 싸서 수료식 행사장 옆에있는 생활관에 짐 내려놓음

짐 내려놓고 수료식 행사장으로 가려는데

이게 웬 걸

갑자기 함박눈 쏟아짐

우산은 없고

판초우의 따위는 입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다들 베레모, 군복에 눈 쌓임

결국 다들 옷 젖은 상태로 행사시작함


수료식은 10시부터 시작해서 20분동안 진행됨

아까 아침에 제식연습 했을 때는 제식 엉망이었는데

신기하게 실전에는 실수 없이 딱딱 맞게 하더라

참 신기한 사람들일세..


수료식 끝나고 자기 가족들 찾아서

10분 정도 사진찍을 시간 줌

이후 다시 모인다음

아까 짐 내려놓은 생활관으로 가서

사복으로 갈아입음

갈아입고 다시 행사장으로 가서

가족들이랑 훈련소 탈출하면 됨


탈출하기전에 PX는 꼭 들려라

물건 싸니까

뽕 제대로 뽑고가라

뭐 살지 모르겠으면

일단 홍삼이랑 달팽이크림은 꼭 사셈

수료식 행사장 근처에 있는 PX는 사람 겁나 우글우글함

진짜 발 디딜틈도 없고 물건도 별로 없으니까

훈련소 출입구 근처에 있는 PX가라

거기가 사람 없고 규모가 제일 큰 PX임


PX털고 차타고 집으로 가면서

핸드폰 켜는데

렉 오짐

폭풍알림이 한꺼번에 오더니

배터리가 10초만에 10%가 사라지더라

핸드폰을 만지막 거리는데

왜이리 어색한지

핸드폰으로 뉴스보는데

왜이리 감격스러운지

최신 노래를 들으며 밀린 사회소식을 맞이하니까

원시인에서 문명인이 된 기분


날씨 생각해서 옷 챙겨가라

입소할 때의 날씨와 수료할 때의 날씨 둘 다 생각해라

난 입소할 때 시원한 가을이었는데

수료하니까 씹겨울 되있더라


집에 도착하니까 그 동안 꿈 꾼 기분이 들더라

내가 4주 동안 훈련소 갔다온건지도

생각 안날만큼 벌써부터 기억이 희미해지더라

처음에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4주라는 시간을 버린것이다 쮸발 



+

수료 당일날 23:59분 까지는 군인신분이고

자정이 넘어야 민간인 신분으로 바뀐다

만약 군인신분일 때

죄를 짓거나 신고를 당하면

경찰서가 아닌 헌병대에 끌려가니까

조심하도록